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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바리움 Vivarium, 2019 리뷰 주관적 해석 #스포주의

murmoon 2020. 10. 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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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훨씬 전에 웹하드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대충 훑어보니 좋아하는 스릴러, 미스터리 같은 류의 영화같아서 다운받아놓고 방치해뒀던 영화 (주로 외장하드엔 이런 영화뿐 ..)

IPTV로 출시를 했는가 테레비 틀어도 온통 비바리움 IPTV로 즐기라는 광고를 줄기차게 해대는데 예고편이 웹하드에서 본 첫 인상보다 훨씬 더 기괴하고 섬뜩해보여서 그 날 바로 감상한 영화

2020.8.22 자기 전 감상 :^)

 

 

일단 장르가 SF, 드라마로 표기되어있는 영화다.

깜짝 놀래킨다거나 공포를 조성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도 않는데 스릴러, 미스터리라고 장르 표기가 되어있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섬뜩하고 오싹한 영화였다.

 

유치원 교사인 '젬마(이모겐 푸츠)', 그의 남자친구이자 정원사로 일하는 '톰(제시 아이젠버그)'

둘은 함께 살 집을 알아보기위해 부동산을 찾아간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는 부동산 중개인 '마틴'

이상하게 설득력있는 말로 '욘더의 집'이라는 곳을 소개해주겠다고 하며 젬마와 톰을 안내한다.

도저히 사람 사는 동네로는 보이지않는 ,,

복사 + 붙여넣기 한 것 같은 집들, 그 중 9호 집을 보여준다.

집을 구경시켜주는 와중에 마틴과 마틴이 타고 온 차가 홀연히 사라지고 부동산 중개인이 처음부터 맘에 안들었던 톰은 잘됐다며 얼른 이 곳을 빠져나가자고 한다.

하지만 같은 곳을 뱅뱅 돌고 돌아 해가 저물고 차의 연료가 바닥이 날 때까지 벗어나지 못하는 젬마와 톰(핸드폰도 먹통).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은 9호집에서 머물게 된다.

다음 날, 다시 욘더에서 탈출 시도를 하던 중

지붕에 올라가본 톰 앞에 수 없이 나열되있는 똑같은 욘더의 집

톰의 눈에서 허망함이 그대로 비춰진다 ㅠ

집 앞에 놓여진 식료품과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필품이 담긴 상자.

톰은 화가나서 박스에 불을 붙혀 집을 태워버리지만, 다음날 집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있다.

그리고 또 다시 집 앞에 놓여져있는 상자 안에서는 신생아로 보이는 남자 아기가 들어있었고, 상자에는 '아이를 키우면 풀려날것이다'라고 적혀있다.

좋든 싫든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아이를 길러내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 젬마와 톰은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근데 신생아였던 이 아이는 98일만에 초등학생만큼 폭풍성장한다.

1. 이 영화를 이해하기위해서는 영화 시작에 보여지는 새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부터 집중해야 한다. 영상 속 새는 뻐꾸기인데 이 영화 때문에 뻐꾸기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2. 뻐꾸기는 육아를 하지 않는 새로 유명하다고 한다. 한마디로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튄다ㅋㅋㅋ 다른 새보다 성장속도가 월등히 빠른 뻐꾸기는 먼저 부화해서 둥지의 원래 주인새가 낳은 알들, 자신보다 뒤늦게 부화한 아기새들를 둥지 밖으로 밀어 떨어트리고 그 새들의 울음소리를 따라한다. 멍청한 어미새는 자기보다도 덩치가 훨씬 커져있는 뻐꾸기가 자기 새끼인줄알고 먹을 것을 갖다바치며 희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 자란 뻐꾸기는 또 다시 반복 .. 이것을 탁란이라고 한다고 함

3. 박스 안의 신생아가 98일만에 초등학생만큼 자라는 폭풍 성장을 할 수 있는 것과 처음 젬마와 톰이 만났던 부동산중개인 '마틴'이 영화 마지막에 임종직전의 노인이 되어있는 점 = 뻐꾸기의 빠른 성장속도

4.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튀고 그 둥지에서 자란 뻐꾸기가 다시 똑같은 짓을 반복하면서 사는 것처럼, 마틴 역시 자신(혹은 자신.)의 대를 이어줄 아이에게 인간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사회화, 성장을 도맡아 줄 대리부모가 필요 했던 것이다.

5. 어미새에게 먹이를 달라고 우는 새처럼 요구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아이는 자라면서 톰과 젬마에게 사회화를 겪고 다 자란 성체가 되었을 때는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6. 그리고 그 아이는 다시 부동산중개인 '마틴'이 된다. 기존에 젬마와 톰에게 욘더의 집을 소개해줬던 '마틴'도 역시 같은 성장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어딘가 불편하고 과장된 리액션(교감, 소통을 통해 배우는 감정이 아닌 학습된듯 어색함), 젬마의 말을 따라하는 장면(모방하는 습관)

7. 톰은 피던 담배불을 던져 우연히 마당 잔디아래 흙을 발견하고 미친듯이, 밤낮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젬마와 아이에게 소홀해지고, 젬마는 끔찍하지만 이 아이를 길러내야 이 곳에서 나갈 수 있다는 유일한 희망으로 독박육아를 하게 되며 서로 소원해지고 피폐해진다. 이것이 현대사회의 엄마, 아빠, 부모로 사는 삶을 반영해주는 것 같다는 해석이 많다. 일만 하다 죽는 아빠, 아이가 다 커서 성인이 된 후에야 쉴 수 있는(죽음) 엄마.

8. 성체가 되기 전 어린아이였을 때, 중간에 장시간 외출을 하고 돌아온 '보이' 손에 알수없는 문자가 나열되어있는 책 한권을 들고 귀가하는데 이것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정체를 숨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인간사회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교과서? 같은 것으로 보여진다. 오늘 만나고 온 사람을 흉내내보라고 했을 때 아이 목이 두꺼비처럼 부풀어오르고 새 울음소리 내는 장면,, 아주 압권이였음.

9. 이런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나름대로의 해석이 필요한 이런류의 영화를 아주 좋아함.

10.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 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서야 비바리움의 뜻을 찾아보고 정말 소름 돋았음.

11. 로칸 피네건이라는 감독, 필모그래피에는 총 5편의 영화가 있다. 아는 영화도 없고 한국으로 수입된 영화는 <비바리움>이 처음인 것 같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

12. 영화 속 '보이'의 소름끼치는 목소리는 다행히도 더빙이라고 함.

13. 영화 제목처럼 비바리움이자 뻐꾸기가 알을 낳고 간 둥지로 쓰이고 버려지는 인간 혹은 부모. 어떤면에서는 <트루먼쇼>와 닮아있고,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남,녀 둘만 남아 생존한다는 점에서는 <보케>를 닮았다.

14. 시답지않은 킬링타임용 영화보다는 다소 괴랄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비바리움>을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

15. 넷플릭스에는 아쉽게도 없다고 함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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